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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미니의 걸쭉한 문화생활

[영화] 마약왕 이두삼(이황순)과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 비교 리뷰

2018년 12월 19일 개봉한 영화 마약왕(痲藥王)2015월 8월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Narcos),

영화와 드라마라는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공개됨으로서 마약왕(痲藥王/Druglord)이라는 키워드가 다시금 세상에 대두되게 되었습니다.

한민국의 마약을 주름잡았었던 이두삼(가명)과 콜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의 수장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는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히 겹쳐보이더군요.

그래서 영화 마약왕 리뷰는 나르코스의 리뷰와 함께 두 마약왕의 비교를 바탕으로 펼쳐보려고 합니다.



1. 마약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밀수의 천재들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두 마약왕은 각각 넉넉치 못한 가정상황으로 밀수에 손을 대게 됩니다.

이두삼은 금은방을 운영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 밀수에, 에스코바르는 담배, 술, 대마초 등 밀수업에 이미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2. 마약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손을 대다

이두삼은 한국에서 제일가는 제조자 백교수를 통해 일본에서 밀수한 원료로, 에스코바르도 마찬가지로 마테오 모레노를 통해 페루에서 밀수한 원료로 마약을 생산합니다.

이미 밀수업에 몸담고 있었던 둘은 밀수업에서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통로를 구축하고 마약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손에 넣으며 마약왕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3. 뇌물을 통해 마약 밀매를 원활히 그리고 장부는 철저히

이두삼은 밀수로 인해 중앙정보부에 의해 체포되었지만 뇌물을 통해교도소에서 빠져나오고, 에스코바르도 마찬가지로 밀매한 코카인 때문에 체포된 경력이 있지만 돈으로 협상을 통해 빠져나오게 됩니다.

이후 마약을 통해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들은 절대로 뇌물을 빠트리지 않고 제공하죠. 또한 돈을 건낸 장부를 꼭 작성하여 일종의 방어구로 삼았습니다.

다만, 이두삼보다 에스코바르는 '돈이 아니면 납(총)을'이라는 정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신의 돈에 협조하지 않는 자에겐 무력으로 일관했습니다. 대상은 경찰, 공무원 심지어 대통령 후보에게도 무자비한 테러를 일으킬 정도의 공포의 존재였다고 해요.

4. 마약왕들의 착한 사람, 애국자 코스프레

이두삼은 당시 대통령에게 적극 지지하는 모습과 더불어 지역사회 및 스포츠 등 각 분야의 이사, 고문 등을 맡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에스코바르도 빈민층에게 학교와 병원을 지어주고, 지역 축구팀 회장을 맡았었으며, 심지어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도 했었습니다.

이 둘은 말기에 '자신이 이바지 한게 얼만데!'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장면이 각각 연출되기도 합니다.

5. 발목을 잡는 자들은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영화 중 이두삼은 자신에게 협력했던 사람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사람이 자신에게 거슬리는 행동을 했을 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무참히 살해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에스코바르는 자신의 가족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믿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더욱 무자비하게 처리해버리기도 합니다.



6. 마약왕의 부인들, 왕비의 지지

이두삼의 부인은 이두삼이 마약 거래를 하는 것을 알고도 눈감아주며, 이두삼의 출소에도 도움을 주는 등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하죠. 

에스코바르의 부인도 에스코바르의 어머니와 함께 자식들을 챙기며 남편이 마약 밀매업으로 바쁜 동안 집안의 기둥역할을 합니다.

두 부인 모두 남편이 체포되는데 계기를 제공하긴 합니다만, 

이두삼의 부인은 마약으로 무너져버린 남편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검찰에 조력하게 되고, 에스코바르의 부인은 무전으로 끝까지 연락하며 남편에 대한 지지를 해주지만 이 무전 통신을 계기로 체포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7. 마약으로 얻어진 막대한 부의 축적

이두삼과 에스코바르 모두 단위 당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마약을 통해 감당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두삼은 바닷가의 철옹성으로 일컫어 지는 집 지하 지하실 금고가 가득 찰 정도로 돈을 넣어두었으며, 돈을 뿌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에스코바르 또한 너무 많은 돈을 처분하기 힘들어서 밭에 묻어두거나, 친구 집 곳곳에 숨겨두거나, 창고에 넣었던 돈이 곰팡이가 피고 쥐에게 갉아먹히거나, 추위에 땔감으로 쓰이거나....등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에스코바르의 경우 전세계 코카인의 거의 대부분을 컨트롤했었으므로 그 돈의 크기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컸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8. 국내외 조직과의 연계를 통한 마약 판매

<경향신문> 1980년 3월 20일자 <초현대식 장비갖춘 한국판 마피아>라는 기사에서 '국제적 범죄단 형성' 이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두삼은 영화에서도 한국 조직폭력배와 일본 야쿠자 등과 협력하여 마약을 밀매하고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에스코바르도 나르코스 시즌1~시즌4까지보면 콜롬비아 내부 카르텔들은 물론, 멕시코의 미구엘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 등을

 통한 코카인 미국 시장 개척 등 남-북미를 잇는 코카인 판로를 통해 엄청난 부를 창출하기에 이릅니다.



9. 검거에 끝까지 매달렸던 타지 출신 검사와 DEA 요원들

두 마약왕을 잡기까지는 끝까지 매달린 두 외지인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이두삼에겐 김인구 검사와 에스코바르에겐 스테판 머피(Stephen Murphy)를 비롯한 DEA요원들이었죠.

뇌물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마약과 연루되었던 사람들에게 자비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포기하지않고 체포에 도달하는 그들의 모습에 속시원함을 느끼는 것이 엄청난 매력이었습니다. 

다만, 영화에서 김인구 검사의 우여곡절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지 않아서 스테판 머피 요원이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잡는데 느꼈었던 긴장감보다는 덜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0. 두 마약왕의 저항과 다른 결말

1980. 9. 12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자택에서 마약을 복용하며 총기로 저항하한

이두삼은 김인구 검사에게 체포가 되어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1993년 12월 2일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DEA와 콜롬비아 특수부대에게 

도주하며 총기로 저항하다가 총알을 맞고 사망하게 됩니다.

두 마약왕의 결말은 달랐지만 마약 가루로 번 돈과 명예는 가루처럼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통쾌했던 영화와 드라마였습니다.

저는 이두삼 이야기를 모르고 봤는데, 나르코스를 보고 보니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한국식으로 모방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마약왕의 이미지로서 상당히 많은 작품에서 모티브로 사용되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한국에도 이러한 마약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영화가 보고 난 뒤 검색해보면서 알아가며 더 소름이 돋았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판박이처럼 삶을 살았는지 말이죠.

다만, 나르코스 쪽이 스케일이 범죄나 시간적으로나 스케일이 커서 더 구체적으로 보여줬고 긴장감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약왕을 보시고 관심있으시다면 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를 정주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것으로, 네 번째 걸쭉한 문화생활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