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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미니의 걸쭉한 문화생활

[드라마] 아련한 인생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낸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종영과 인물들


회사를 나가게될 무렵,어쩌다 만나게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처음에는 가볍게 보려고 시작한 드라마였다.

이 세대에서 가장 원로인 배우들의 멋진 연기,

그리고 담백함을 느끼기위해 찾았던 드라마였다.

그저 소비되기 위해, 짜릿함을 위해 입에 맞춰진 드라마가 아니라.


이 드라마를 1화부터 16화까지보며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리얼하게 보여주는, 이 세상 모든 꼰대들의 자화상과 유쾌함'이다.

사실 나이가 나만한 사람이 어른을 꼰대라고 하면, 

예의없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사실 마음 속에는 누구나 그런 마음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처음 본다면, 관계도는 위를 참고하자!)




이 드라마는 교과서적으로 설명하자면, 3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주인공인 박 완 | 고현정 (37세)이 자신 주변의 어머니부터 그 초등학교 동창들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그려내기 때문이다.

답답하고, 짜증나고 화나고 그냥 그렇고 그런 일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박 완이라는 인물은,

지금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많이 들 때도 있다.

강한 척하고, 슬퍼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 애쓰는 장난희와도 참 많이 닮았다.

(고현정이란 배우의 특유의 살짝 화난 모습이 참 많이 어울리는 역할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누구나 사랑하는 서연하 | 조인성 (32세, 아련한 최고의 연인)

드라마에서는 박 완의 유학시절 과거 남자친구로서 등장한다.

프러포즈날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치게 되고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련한 남자...

박 완과 끝내 이어질지는 드라마에서 확인하자!(근데 남자가 봐도 잘 생겼다...)

(나에게는 이 아련한 러브스토리도 좋았지만, 조인성으로 유입된 많은 시청자가 

스토리를 보고 감동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박 완의 어머니, 그리고 꼰대  장난희 | 고두심 (63세, 아픈 손가락 엄마)

극중 박 완의 어머니로서 박 완과 많은 갈등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강한'척'하는 어머니, 많은 것을 '희생'하는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만큼 자식에게 보상받고 싶고, 자식이 잘 따라주길 원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사실 우리 어머니하고 너무 닮아서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마치 내가 박 완이었던 기분)



유민호 | 이광수 (30대 초반)의 어머니로 나오는 조희자 | 김혜자 (72세, 아름다운 4차원)

나같은 대학생에게는 도시락으로 더 친근한 모든 자취생의 어머니.

그러나 극중에서는 남편을 여읜지 얼마되지 않은, 갓 결혼한 아들이 있는

늙어서도 뷰티풀한 어머니의 모습을 가진 그리고 꼭 혼자 살고 싶어하는 희자 이모이다.



희자 이모의 베스트 프렌드, 한 성깔하는 문정아 | 나문희 (72세, 세계일주를 꼭 하겠다!)

젊은 시절 남편 김석균 | 신 구 에게 많은 구박과 홀대를 받으면서도, 세계 일주의 꿈을 안고 일평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세계 일주를 원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시간, 자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휴식이 필요한 어머니의 모습이 비쳐진다.



이 드라마를 보며 최고 꼰대로 느껴질 수 있는, 정아 이모의 남편 김석균 | 신구 (72세 이상, 내 밑으로 집합해!)

나쁜 석균씨로, 완이에겐 꼰대 아저씨로 통하는 석균.(이 시대의 많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듯..)

신구라는 원로 배우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내공이 보여주는 꼰대의 모습과 그 후회를 그리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돈이 많지만 외로운 이모, 오충남 | 윤여정 (65세, 돈보다 중요한 게 마음이야)

극 중 이모들 중에 쿨하고 가장 꼰대가 아닌 듯한 역할과,

배우지 못하고 자란 것에 대한 컴플렉스로 교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본 것에 대한 가치를 정말로 정확히 판단 해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쿨한 이모.

가끔 다른 배우들의 너무 꼰대 역할을 잘하면 막힌 변기 뚫듯이 한 번 커트해주어 속시원 할 때도 있다.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이성재 | 주현 (72세, 희자 나랑 살까?)

부인과 사별하고, 성당에서 첫 사랑이었던 희자 이모를 만나,

다시금 사랑을 꽃 피우고자 하는 마지막 로맨티스트 성재 오빠.(설레더라.)

변호사로서 극중 배우들이 법적인 어려움이 처하면 도와주기도 하고,

신세대 남자라 소변도 앉아서 보고, 요리도 잘하시고, 컬러링북도 하는 멋진 변호사 할아버지.



그리고 영원한 내(박 완) 편 이영원 | 박원숙 (63세, 한 시대를 주름잡은 배우)

난희와 '숙희'라는 친구 문제에 대한 오해로 갈등을 겪지만,

그래도 제일 친한 친구이자 모두를 챙기는 건강이 안 좋은 이모.



이 극에서 참 다양한 꼰대들의 모습이 나온다.

석균 아저씨 같은 그냥 꼰대,

난희 같은 엄마 꼰대,

희자 이모 같은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꼰대,

이외 등등 참 많은 꼰대들이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처음엔 이 꼰대들을 보며, 답답해 짜증나 하는 완의 마음이 참 공감이 가다가도,

이 꼰대들이 친구로서 환하게 웃으면서, 서로 지켜주면서,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에 흐뭇해지기도 한다.

또한 그 꼰대처럼 살아온 인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면 추리극처럼 마음이 녹아내린다.

우리 사는 세상에도 참 많은 꼰대들이 존재하고, 그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많다. 

박 완은 난희와 갈등 후에 이런 참 화나고 짜증나는 꼰대들을 이해하고자, 

가장 잘하는 일인 글로 승화한다.(스트레스 해소의 가장 올바른 방법)

우리들도 박 완처럼 '꼰대'들을 다시 한 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도 해야할 일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볼 땐 37세인 박 완이 하는 행동도 꼰대다ㅎㅎ그렇지만 이해가는 꼰대)

 


참, 이 시대 최고 꼰대, 석균 아저씨와 함께하는

꼰대지수 테스트는, tvN 디어 마이 프렌즈 홈페이지이에서 할 수 있다.

이 드라마 끝나면 이제 왕좌의 게임을 볼 텐데, 

그래도 참 많이 기억에 남고 가슴을 울렸던 드라마가 아니었다 싶다.

주변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등을 돌아보며, 

말로 표현 할 수 없을만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된다.

참 좋은 드라마였고, 꼭 많은 사람들이 종영 후에도 봐줬으면 하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정확하진 않지만, "저들은 죽음을 향해서 한 없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금 껏 살아왔던 삶처럼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우린 이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린 우리의 부모님이 어떻게 살아온지 모르지만,

그 치열한 삶 속에서 당당하게 견뎌 낼 수 있었던 삶의 방식이 고착된 것이 꼰대라는 것을 말이다. 


이것으로, 두 번째 걸쭉한 문화생활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