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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미니의 속시원한 먹방

[대전] 토박이가 뽑는 냉면시리즈 2편-황해면옥


칼국수보다 가게 수도 훨씬 적지만, 대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두 번째가 냉면집입니다.

서울에도 유명한 냉면집이 많지만, 대전에서 오랜시간 자리를 지키며 있었던 냉면집 또한 일품인 곳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1편에서 육수 재료에 의해서 크게 3가지 계열로 나뉜다라고 했었습니다.

1편은 닭고기 베이스의 대표적인 냉면집 숯골원냉면(2019/03/26 - [때미니의 속시원한 먹방] - [대전] 토박이가 뽑는 냉면 시리즈 1편-숯골원냉면)이었다면,

2편은 소고기 베이스의 대표적인 사리원면옥을 두 번째로 쓰면 좋겠지만,

 사리원면옥 사장님의 가족이 운영하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가장 많이 방문하고 그만큼 애정이 가는 집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남오거리에서 한남대교방면으로 가다보면 좌측에 대덕구청 별관 방향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가 있는데,

그리로 들어가면 바로 황해면옥과 황해면옥 주차장이 보입니다.(구청 옆이라 직원분들이 회식도 자주하시더군요.)

이번에는 평소와 같이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했고, 너무나 당연하게 가게를 들어가서 시켜서 외부사진을 찍는 것을 깜빡했었습니다.

어머니가 이 가게를 올 때마다 이야기 하는 것이 '너 어릴 때랑 지금이랑 일하시는 분들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러시면서 식당에서 "안녕하세요"를 여러번 하시는 그런 우리 가족만의 소중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이 고기 육수.(사리원면옥도 마찬가지이며 후에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짭조름하면서 따듯하고 고기향이나는 이 육수를 자리에 앉아 먹으면,

 비로소 차가운 냉면을 속으로 넣어도 된다라는 신호를 주는 애피타이져 같은 역할입니다.

한 잔으로 부족하시다면 주전자를 달라고 하시면 작은 주전자에 육수를 담아서 주시기도 합니다.



이 황해면옥도 다른 가게와 다르지 않게 김치와 절인 무가 나옵니다.

오늘 시킨 메뉴는 저는 오랜만에 물냉면 곱빼기를 시켰고, 부모님은 비빔과 김치비빔 그리고 만두를 시키셨습니다.

딱히 비빔냉면이 싫은 것은 아닌데, 항상 부모님이 물냉면을 시키면 아들 먹으라고 일부러 조금씩 남겨서 덜어주셔서

굳이 비빔냉면은 잘 먹지 않으며, 어딜가나 물냉면 먹는 습관이 이 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주 드문 경우로 특정 시간에 가면 이 집에서 직접 만두를 빚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테이블과 좌식상이 있는데, 좌식상에서 만두소를 큰 양은에 담으신 다음 이 큰 왕만두를 사장님, 이모님들이 빚고 계십니다.

맛은 당연히 사먹는 만두보다 맛있고, 만두가 많이 들어가서 뻑뻑한 이북만두라기 보다는 고기가 많이 들어가 있고 촉촉한 만두에 가깝습니다.

황해면옥이라고 꼭 이북만두를 파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이 곳도 마찬가지로 그냥 물냉면을 시키면 덩어리가 한 개, 곱빼기를 시키면 정직하게 같은 크기의 덩어리가 두 개가 나옵니다.

그리고 시원한 육수에 적당한 크기의 얼음이 동동 떠서 나옵니다.

지난번 숯골원냉면은 얼음이 전혀 없었다면, 이 집과 사라원면옥은 살얼음은 아닌듯한 육수가 언 덩어리가 조금씩 섞여나옵니다.

얼음이 너무 많은 것이 부담스러운 저는 물냉면을 시켰는데 육수가 온통 살얼음인 경우 면 먹기 전에 한 술 뜰 수 없어서 일부로 녹이기도 합니다.

이 집은 항상 적당한 양의 얼음이 떠 있고, 더운 여름에 나오자마자 그릇 들고 한 모금 크게 들이킨 다음 면을 먹기 시작하면 일품입니다.



지난번 편에는 같이 간 사람이 비빔을 시키지 않아서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이 집에서는 부모님이 시키셨기 때문에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네요.

특징이라면 일반 비빔보다는 김치비빔인데, 달달하고 고기와 김치가 면과 어우러진 것이 일품입니다.



면을 보자면 이곳은 숯골원냉면보다 메밀 알갱이가 더 작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면의 색 차제는 더 고운 메밀이 들어가서 진하구요.

그만큼 메밀향보다는 육수의 향으로 승부하는 집이고, 소고기 베이스 육수에 동치미를 섞어서 낸 맛은 시원짭조름하면서 깔끔하게 딱 끊기는 속을 시원하게 하는 맛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소 또는 닭고기육수+동치미 냉면들의 특징은 역시 첫 맛은 고기가 들어간 천연 MSG육수의 풍부한 맛을 뒤에 동치미가 탁 잡아주는 맛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계열의 냉면은 육수를 마시고 물을 마셔보면, 맛이 입에서 스윽 사라져버려서 자리에서 일어날 때 물을 마시면 참 아쉽습니다.



고명을 보자면 제일 많은 것이 오이, 그리고 절인 무이며, 편육이 2조각 들어가는데 정말 일품입니다.

계란은 모든 냉면 공통분모니까 빼려고 했는데, 이 집은 계란 먹고 목 딱 막힐 때 즈음 시원한 육수로 탁 쳐주면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편육은 너무 아끼시진 말되 그렇다고 한 번에 먹는 것 또한 지양하시는 것이 좋으며, 면을 드실 때 심심하면 한 번씩 베어물면 일품입니다.



대전 곧 떠난다고 아껴뒀던 냉면집 하나둘 다시 찾아가며 포스팅하려는데,

그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것이 참 마음이 짠하고, 텁텁하기도 한데 안에 들어가 앉아서 육수를 마심과 동시에 시원하게 쓸려내려가는 것이

냉면 시리즈를 여러분께 전해드리길 마음 먹은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해면옥은 복합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으니 대전 방문하실 때, 대덕구 찾아주실 때 꼭 한 번 드셔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이것으로, 마흔 여덟 번째 속시원한 먹방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