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원조 수라상 꼬막정식 맛집 추천, 솥밥에 꼬막무침 비벼서 쓱삭!

얼마전에 포스팅했었던 순천 선암사를 가기 전에 벌교까지와서 먹었던 음식은 꼬막정식이었습니다.

충남 천북, 전남 벌교 등 몇몇 지역은 1년에 한두번씩은 특산물을 먹으러 꼭 가는 지역이라 이제 벌교역 앞 거리도 거의 다 외웠습니다.(큰 도시는 아니니까요.)

벌교에서 꼬막정식을 먹은 것이 3~4차례되는데 이제 뭔가 감이 좀 올까말까합니다.

가격대별로 메뉴의 질과 구성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점과 맛있는 걸 먹으려면 돈을 더 많이 써야한다는 진리말입니다.

그래도 이 집의 설명에 앞서서 벌교 꼬막 정식의 대체적인 가격대를 설명드리자면,

저렴한 식당 15,000원~, 적당한 식당 20,000원~, 잘 나오는 식당 25,000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하는 가격대를 선택하시고 다른 블로그나 가게에 대한 리뷰를 보시고 원하는 곳을 선택하시면 편안합니다.

좋아하는 메뉴가 많이 나오는 곳으로 가격대를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20,000원짜리 수라상정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특정식으로 시켜주셔서 감사히...

그리고 신기하게 익산에서 나오는 고택찹쌀생주가 있어서 반주로 마시기 위해서 주문하였습니다.

꼬막 정식을 파는 가게를 가보면 하나씩 구비되어있는 꼬막 까는 것을 도와주는 집게입니다.

조개의 뒷부분에 잘 끼운 후에 뒷 부분을 움켜쥐면 조개가 뎅겅 반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 나오는 메뉴는 황석어젓..비슷한 젓갈, 꼬막전, 메생이국 등입니다.(저 젓갈이 진짜 별미였는데 이름을 몰라서...)

그리고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곁들일 반찬도 쭉 나옵니다.

톳, 고사리, 장조림, 콩나물 등등 그리고 꼬막은 진짜 여러가지로 나오더라구요.

전에 간 집은 삶은 것, 무친 것, 전, 탕수육만 나와서 먹고나오니 허전하고 기름값만 아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여기는 괜찮았습니다.

전이 뒤에 위치해서 잘 안 보이셨을 듯 한데, 꼬막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 고택찹쌀생주가 너무 천천히 나와서 제가 한 점 먹기도 전에 전은 아버지가 다 드셔서 바닥이 나버렸고,

그래도 무침과 삶은 꼬막이 나올 때 즈음은 나오더라구요.

소주는 뭔가 향이 꼬막향을 다 잡아먹을 듯 싶고, 맥주는 먹으면 배가 불러서 정식을 못 먹을 것 같고.

그래서 나름 타협점을 본 것이 이 찹쌀생주입니다.

저는 이 벌교 특산주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라도 익산에서 만들어지는 술이더라구요.

누룩을 물에 풀어서 잘 섞은 뒤 위에 맑은 부분만 떠낸 동동주향의 술이었는데 향긋한 향이 일품이었습니다.

잔이 크기가 커서 호로록호로록 마시게 되는데, 도수는 13.5%로 부드러운 맛만 보고 먹다가 취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꼬막 무쌈, 서대(서더리)구이와 한 잔씩 먹고,

전과 무침으로 나온 꼬막 하나둘씩 집어먹다보면 그래도 많이 남더라구요.

장뚱어탕은 옛날에 신안 여행갔을 때 먹었다고 하시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나서 이날 처음먹는 기분으로 먹었습니다.

아버지는 냄새가 나는 탕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전혀 냄새가 안 나고 마치 추어탕 잘하는 집의 맛?같은 걸쭉함이 좋았습니다.

삶은 꼬막도 특유의 비린내가 안 나서 무던히 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꼬막 탕수육 메뉴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옆에 생선튀김도 같이 나와서 더러 좋았습니다.

돼지고기보다 쫠깃쫠깃한 꼬막이 바삭한 탕수육외피 안에 숨어져 있다가 먹을 때 팡 터지는 맛은 곁들이는 술에는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꼬막 무침입니다.

어느 집을 가던 다 나오는 메뉴라 크게 설명드릴 것은 없고, 이곳은 다른 집에 비해 산미와 참기름향이 좀더 강한 정도.

대신 무침을 커버할 수 있도록 뜨거운 솥에서 익혀져서 나온 밥과,

그 꼬득쫀득한 밥과 잘 어우러졌을 때 왜 더 산미가 있어야 했는지, 기름향이 더 나면 좋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물 부어서 숭늉 홀짝홀짝 마시다보면 다 비우게 되더군요.

꼬막을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잡기도 힘들고, 요리하기도 힘들고, 먹기도 힘들어서 잘 먹을려면 집에서 어머니 고생시키기보다는

나가서 사먹는 것이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는 제일 좋다는 것이 제 학계의 정설입니다.

특히 명절인 오늘 부모님 힘드신데 '꼬막 반찬 먹고 싶어요.'보다는 벌교로 가서 맛있는 정식 한 끼 대접해드리는 것은 어떨까요.(저는 얻어먹었습니다만....)

벌교는 꼬막 말고 유명한 것이 이 국산 키위 '참다래'입니다.

키위를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참다래의 강한 신맛이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10kg에 25,000원주고 할머니한테 구매했던 것 같은데, 비싸지도 않고 크기도 대형마트 키위보다 크니까,

꼬막도 좋지만 이 참다래 많이 사가서 오래두고 먹으며 집에서 벌교를 기억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것으로, 마흔 다섯번째 속시원한 먹방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