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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미니의 속시원한 먹방

[대전] 토박이가 뽑는 칼국수 시리즈 2편-오성칼국수


대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칼국수.

이번엔 대전에서 엄청 유명하진 않지만, 제가 살고있는 동네에서 유명한 칼국수 집을 소개해보려고합니다.

친구가 이 집 바로 건너에 살아서 놀러갈 때 보기만 하다가 실제로 가본 것은 꽤 최근이라 4~5번 정도 가본 것 같습니다.

맨날 친구한테 맛있냐고 물어만 보다가 흘려듣고,부모님과 함께 갔을 때 맛있어서 놀라서 자주 찾는 집입니다.



동네 빌라형 건물이 많은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고, 주차장도 따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 시간만 되면 문전 성시를 이룹니다.

참,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므로 방문시 참고하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웨이팅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는 집인데, 꼭 웨이팅을 20분 정도 하는 것 같네요.



메뉴는 칼국수와 보쌈 두 가지입니다.

점심시간인데 많은 분들이 테이블에 보쌈에 술을 드시고 계시더군요.

저는 칼국수만 먹으러 왔기 때문에, 자리가 난 곳에 앉았습니다.



앉았을 때 처음 궁금해지는 것이 '왜 칼국수집에 가스레인지가 있지?'라는 의문을 들게합니다.

대부분의 칼국수집은 주문을 하게 되면, 메뉴를 주방에서 모두 만든 후에 큰 그릇에 담아서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집은 다른 집들과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하면 끓이면서 먹는 칼국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떡볶이로 비교하자면 분식집에서 먹는 떡볶이와 즉석 떡볶이의 차이 정도라고 할까요.



칼국수를 끓일 커다란 은색 냄비가 나왔고, 가스불을 키고 안에 들어있는 육수가 끓을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면 됩니다.

아무래도 시키면 완성되서 나오는 칼국수보다는 조금 시간이 걸려서 마음이 급해지지만 차분히 앉아서 '소리'가 나길 기다립니다.

물이 끓으면 보글보글 소리가 아니라 퍽퍽 튀는 소리가 납니다.



왜 퍽퍽 소리가 나지? 냄비가 뜨거워지면서 가스불에 이상이 생겼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뚜껑을 열어보면 육수와 함께 들어간 호박, 파, 양파 밖에 안 보입니다.

두 번째 올때부터 알게 된 것인데, 육수가 끓으면서 기포가 생기고 밑에 있던 바지락을 띄웠다가 다시 냄비에 떨어트리는 소리더군요.



저 소리가 나기까지 5~10분정도 걸리니까 먼저 나오는 김치와 나박김치를 먹어봅니다.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서 먹어보니 맵지도 짜지도 않은 자극적이지 않은 적당한 김치였습니다.

진짜 배고프면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칼국수가 익기 전에 거의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적당히 퍽퍽퍽퍽퍽--소리가 계속 되면, 함께 나온 칼국수를 넣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밀가루가 겉에 적당히 묻어있는 칼국수와 쑥갓, 팽이버섯이 함께 준비되어 따로 나옵니다.



펄펄 끓는 육수의 뚜껑을 열어서 한 껏 끓여주면 됩니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칼국수가 떡처럼 뭉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자로 뭉친 부분을 휘휘저으며 풀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원래 조개는 밑에 엄청 깔려있어서 칼국수를 끓이는 시점에 안 보이는데,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일부로 위로 몇 개 올렸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가면 조개 칼국수집인지를 칼국수 떠먹을 때 알 수 있다는 것이 이 집의 재미있는 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팔팔 끓으면 중불로 낮춰주어야 주변으로 칼국수 국물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꿀팁.



면을 넣고 적당히 끓여졌으면 면 한 가닥 집어서 먹어보고 익었다고 생각이 될 때 먹으면 됩니다.

구성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한 번 떠 보았습니다. 

배고플 때 이런 사진 찍을 겨를 없이 뜨면 칼국수가 처음에 제일 많이 떠지고 먹으면 먹을 수록 밑에 깔린 바지락을 먹게 됩니다.

국물 맛은 디포리와 바지락, 오만둥이, 채소 그리고 면에 묻은 밀가루가 어우러진 자극적이지 않은 시원함이 밀려들어옵니다. 

국물이 상당히 시원하고 맛있어서 이 집만 가면 꼭 입천장이 데어서 저녁 때 쯔음 '아 데었나...'라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면을 먹으면 같이 먹는 건더기가 첫 맛을 결정하고 그 다음 칼국수 면의 밀가루 향이 마지막으로 같이 올라온 국물 맛으로 마무리됩니다.



2인분을 먹었는데 들어있는 바지락의 갯수가 엄청나더군요.(물론 중국산이라 더 많이 쓰실 수 있는 듯 합니다.)

모든 재료가 국산이 아닌 점은 다소 아쉽지만, 먹다보면 원산지 표시보다는 국물만 계속 떠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바닥이 보일 때까지 떠먹었습니다.

추운 날, 비오는 날 몸이 으슬으슬할 때 칼국수가 식는 것이 싫고 국물을 왕창 먹고 싶을 때 추천드리는 집입니다.

대전 대덕구에 방문할 일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드시고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것으로, 마흔 세 번재 속시원한 먹방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