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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미니의 속시원한 먹방

[대전] 토박이가 뽑는 칼국수 시리즈 3편-복수분식


대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칼국수.

대전고등학교를 다닐 시절 기숙사에 살아서 저녁 급식이 먹기 싫을 때 친구들과 도망치듯이 나와서 자주 먹었던 복수분식.

사실 뒤에 생긴 아파트는 고등학교 졸업할 적에 완공되어서 원래는 없었고, 복수분식도 상기 사진의 위치가 아닌 아파트 입구쪽에 더 가까웠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의 맛을 느끼기 위해 찾아간 가게가 왜 문을 안 열었나 했더니 위치가 또 바뀌었다는 것 같았습니다.



되도록이면 본점에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만, 시간이 없는 분들은 중구청 앞에도 있으니 해당 지점을 이용하셔도 크게 상관은 없을 듯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진짜 자주 먹었는데 이제는 한 번 먹으러 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급식만 먹다가 자극적인 것이 땡길 때 가면 꼭 교복입고오면 면사리를 배부를 때까지 더주셨던 작은 가게였는데,

점점 장사가 잘 되면서, 크기도 커지고 분점도 많아져서 나만의 소중한 칼국수집이었던 곳이 모두의 집이 되버린 아쉬운 느낌이 있네요.

특히 이영자 누님이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먹으러 간 것이 방송되었던 것때문에 손님이 늘어 이번에 자리를 옮기게 된 제일 큰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문하면 가장 먼저 셋팅되는 이 쑥갓.

대전의 칼국수에서 쑥갓이 빠지는 곳은 지금까지 제가 소개한 곳 중에는 아직 없네요.(후에 다른 편엔 등장할 예정입니다.)

파릇파릇한 쑥갓이 먼저오고 그 다음 김치가 세팅이 됩니다.



이 집은 칼국수 주문하면 타이밍이 맞으면 빨리 나오고 어쩔 때는 되게 오래걸려서 왜 안 나오지 싶을 정도입니다.

이 집과 후에 소개될 스마일칼국수가 그런 류의 칼국수 집인데, 한 번에 주문들어온 양을 삶아서 일정 개수가 되면 한 번에 나갑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좀 더 많이 기다린 감이 있네요.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보기에도 엄청 빨갛고 매워보이는데 매운 것을 잘 드시는 분이라면 이게 맵나 싶을 정도고, 적당히 얼큰합니다.

부드러운 맛을 위해서 계란도 풀려있고, 다른 집들보다 칼국수가 좀 걸쭉한 느낌도 듭니다.



이번에는 귀찮아서 쑥갓을 그냥 올렸는데, 시간이 있고 편하게 드시려면 손으로 넣으실 때 잘 잘라서 넣으면 좋습니다.

안 그렇다면 먹을 때 국수랑 같이 먹기는 커녕 쑥갓이 너무 커서 먹기 불편하더군요.



손 칼국수라는 느낌보다는 기계식으로 뽑아낸 면이 푹익어서 쫄깃한 느낌보다는 물컹합니다.

먼저 쑥갓이 충분히 국물에 적셔지면 매콤한 국물이 딸려오는 맛을 충분히 즐기고, 국물을 좀 떠먹다가 먹기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떠먹으면 국물이 같이 안 딸려올라와서 이 집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처음에 너무 뜨거워서 먹기가 불편할 때 잠깐은 이렇게 담아먹는 것이 편합니다.



전날에 술을 좀 먹고 갔었는데, 매콤 얼큰한 국물이 뜨겁기까지 하니까 땀과 콧물이 주륵 흐르며 몸이 부르르 떨리는 그 해장의 느낌이 옵니다.

처음에는 김과 들깨의 향이 올라오고 쑥갓향이 살짝나다가 얼큰뜨거움이 목뒤로 넘어가며 마무리되는 맛은 일품입니다.

사실 대전에 많은 얼큰 칼국수집이 있는데 이 집과 공주칼국수가 그 보편적인 맛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모든 칼국수가 해장에 좋지만, 매콤한 것으로 해장하고 싶은 날은 이 집을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것으로, 마흔 네 번째 속시원한 먹방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