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갑자기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네를 산책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상도에 산지 어언 2년이 넘은 제가 얼마전 발견했던 밤골 벽화마을.
언젠가는 꼭 가야지했는데, 오늘 드디어 방문을 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네요.
사실 지금 포스팅하는 것과 거꾸로 동선을 짜서 방문했는데,
제 포스팅대로 구경하시는 것이 훨씬 편하실 듯 합니다.
밤골은 상도1동에 위치해있습니다.(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벽화마을과 같이 주민분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집 바로 앞이라 산책의 목적으로 갔는데, 밤에 간 것이 사뭇 죄송할 정도로 고요하더군요.
아직 밤골에 들어선 것은 아니고, 밤골 가는 길에 고양이가 저렇게 귀엽게 있답니다.
어떤 벽화마을을 가도 주민분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조용히 구경하고 나오는 문화인이 되어요!
아직 밤에 사진을 찍는 것이 많이 미숙하지만,
그래도 산책만하면 심심할까봐 사진기도 들고 나왔습니다.
밤골 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부터 예쁘게 이곳저곳 벽화가 수놓아져있어서,
그 길을 잘 따라가다보면 나옵니다.
오랜시간 누군가를 보호했던 벽도 세월의 흔적을, 새 단장으로 조금은 가려보려 했네요.
밤골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염리동 소금길을 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옹기종기 모여살던 옛날 그 언덕 위 동네를 떠올리면 될 듯 합니다.
밤골마을 초입에 도착하면 만날 수 있는 고양이들.
저기 오른쪽 고양이가 '예~~~'를 외치고 있군요.
나도 널 만나서 기뻐요.
밤골상회는 10시 정도였는데, 탁탁 고스톱 치는 정겨운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파트에서 자랐지만,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서는 참 정겨움이 느껴지는 구멍가게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네요.
꽃피는 밤골에 오신 것을 나도 환영하는 바이다!
이곳을 보면서 느낀건데, 벽화봉사를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게 참 아름답잖아요.(새벽감성 포텐 터짐)
2015년에 만들어진 것일까요?
유래는 자세히 모르지만, 벽화를 그리면서 함께 새겨넣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글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열심히 걸어올라왔는데...더 올라갈 곳이 있다는 말이지...
저기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 굳게 다짐하며 다른 벽화를 따라갑니다.
갑자기 언틸던을 방불케하는 손자국...
밤에 보니까 흠칫하더군요.
근데 지금 사진으로 다시보니까, 저기에 손이라도 대볼껄 그랬나봐요.
해바라기도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지금은 해가 없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낮에는 고개를 뽝 들고 하루종일 해를 쳐다보겠군요.
집에서 빛들이 새어나옵니다.
이곳저곳에서 이야기소리도 들려오고요.
그럴때마다 더 숨을 죽이며, 주민들의 삶을 지켜주려고 노력했답니다.
그냥 뭔지 모를 사진 1.
왜 찍었는지는 모르지만, 밤에 찍는 이곳 사진 하나하나가 정말 프레임에 착착감기더군요.
대문 너머로 보이는 남의 집 처마에 걸린 구름이 아름다웠습니다.
집에서 마치 밥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곳의 집들은 오래된 집들이 많습니다.
바로 10분만 걸어가도 나오는 상도역에서 보이는 많은 아파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죠.
이런 공간에 벽화가 생겨서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 난간 밑에는 또다른 집이, 난간을 지나는 길에는 다른 집들의 대문이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를 사람 냄새가 더 물씬 나도록 지키고 있는 벽화가 형광등에 빛이 나네요.
나름 재미있고, 의미있었던 출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 뭔가 정말 아름다운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또 가고 싶은 나만의 음식점을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거꾸로와서 여기가 초입이었는데, 발견을 못해서 엄청 당황하였지만,(산길 오르고 올라서 가다보니 자꾸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도 제가 사는 동네라 길을 대충은 알아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있으시다면 낮에 방문하셔서 조용히 구경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것으로, 스물 두번째 방방곡곡 여행 때밀이를 마칩니다.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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